内容摘要:민·관, 18개월간 세계 누벼외교·경제 지평 넓혔다북마케도니아·부룬디·네팔 등9개국 정상과도 처음 양자 회담내년 개발도상국 원조 44% 확대국제사회서 한국의 위상 더 커져
선물거래자 라이센스민·관,외교불모지태평양도서국수중남미시장확장선물거래자 라이센스 18개월간 세계 누벼 외교·경제 지평 넓혔다
북마케도니아·부룬디·네팔 등 9개국 정상과도 처음 양자 회담 내년 개발도상국 원조 44% 확대 국제사회서 한국의 위상 더 커져 2030 엑스포의 부산 유치 홍보에 나선 시민단체 회원들이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변에서 청사초롱을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기업이 1년6개월 동안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을 벌이면서 외교·경제 지평이 전 세계로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70여 개국, 3000여 명의 정상·각료 등 고위 인사를 만나 네트워크를 강화한 덕분이다.
정부는 ‘외교 불모지’로 불리던 태평양 도서국 등과 정식 수교를 맺었다. 기업들은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다양한 신사업 기회를 발굴했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가지 않은 나라까지 방문하며 협력 기회, 새로운 시장, 공급망 등 사업 정보를 얻은 것은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외교 불모지 개척
정부는 지난 5월 서울에서 처음으로 개최한 ‘한·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부산 엑스포 지지를 요청하며 도서국 중 한 곳인 니우에와 정식 수교를 맺었다. 태평양 도서국 18개국은 엑스포 개최지 선정 때 한 표씩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속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북마케도니아, 부룬디, 모리타니, 네팔, 아이티 등 9개국 정상과 수교 이후 첫 양자 회담을 통해 부산을 알렸다. 외교 소식통은 “네트워크가 덜 촘촘한 아프리카나 태평양 도서국, 중남미 등에 대한 외교망을 확충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할도 커졌다. 정부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 ODA 예산을 올해보다 44% 많은 6조5000억원으로 늘렸다.
정부는 내년에 룩셈부르크, 리투아니아, 마셜제도, 보츠와나, 수리남 등 12개국에 공관을 새로 개설하기로 했다. 부산 엑스포는 물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 등 각종 국제선거 과정에서 재외공관 확충의 필요성을 크게 느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엑스포 유치전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외교 지평을 넓히기 위해 그에 맞는 인프라를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숨은 표 있는 곳에 숨은 시장”
기업들은 이번 유치전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했다. 공동유치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7월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지정학적 문제로 글로벌 시장이 쪼개지는 가운데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하는 지금, 엑스포는 세계 시장을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SK 한 계열사는 유치 지원 과정에서 유럽연합(EU) 일부 국가와 전통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공동개발협약(JDA) 또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서두르는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SK와 CCS(탄소 포집·저장), 수소, 전기차 배터리 등 사업 협력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SK 한 계열사 임원은 “디지털 경제 전환을 추진하는 한 국가는 정보통신 분야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을 희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에 부산의 감성을 담은 그라피티를 입힌 아트카를 세계 각지에서 운행하며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중남미, 아프리카 등을 직접 찾은 덕분에 판매, 애프터서비스(AS) 등 사업망 입지를 눈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아프리카에서는 희토류 자원 확보 가능성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에 형성한 네트워크가 미래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그동안 사업이 없던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 새롭게 진출해 브랜드를 알리는 방안을 탐색했다. 일부 국가와는 현지 정보기술(IT) 인재 육성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유치전을 통해 미국, 유럽 등에 편중된 한국 기업의 시야가 전 세계로 크게 확장됐다”며 “숨은 표가 있는 곳에 숨은 시장이 있었다”고 강조했다.